Soak in the GALAXY 0 있잖아, 별 보는 거 좋아해? 너는 수줍게 웃으며 그리 말했었다. 1 너를 처음 본 그 순간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모든 것 하나하나 세세하게. 며칠 동안 내렸던 지겨운 봄비가 그치고 오래간만에 해가 반가운 얼굴을 내밀었던 바로 그날, 햇빛이 창문 사이로 들어와 복도를 따스하게 감싸고 있었다. 그날따라 기분이 좋았는지 평소엔 복도의 마룻바닥 사이에 움츠리고 있던 먼지들이 나풀나풀 기어 올라와 느릿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천천히 올라갔다가 다시 살짝 내려오고, 다시 천천히 올라갔다가 살짝 내려오고. 따뜻하게 부푼 공기를 타고, 서서히, 느릿느릿하게. 누군가가 복도를 지나가기라도 하면 그것들은 화들짝 놀라서 왼쪽으로 또 오른쪽으로 허겁지겁 흩어졌다가 공기가 조용해지면 다..
우리도 한때는 불꽃이었다. 동화를 읽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팥죽처럼 밍글밍글한 밤이 되면 아비는 문을 어깨로 떠밀었다. 어디에도 없는 우물 속 세 사람을 나는 믿었다. 어머니 나는 왜 키가 작은가요. 별들은 날카로운 예각으로 지붕을 두드려댔고 우리는 숨죽이며 별빛의 발소리를 들었다. 너는 아버지의 살별이야, 어머니는 말했다. 그 때는 아직 소혹성의 세계였다. 최대이각의 위상은 반달이었다. 채 차지 않은 채 반짝여댔다. 어디선가 날아온 별무리는 풀밭을 뒤덮었고 나는 그 위에서 맺어지지 않은 봄날의 춤을 추었다. 오래전 어둡고 축축한 세계로부터의 인사, 시간이라는 개념은 모호한 것이다. 그 때부터 날들이 쪼개지었다. 이미 지친 엔베르 호자는 어두운 쪽빛으로 옷을 물들였고 나의 머리는 아직 연한 갈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