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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계속해서 지워가지 않으면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고 너는 말했다. 사람은 기억하는 동물이야. 나는 말했다. 기억은 백지에 무언가를 채워가는 과정이 아니야. 오히려 가득 찬 잡동사니 바구니 속에서 이것저것 손에 잡히는 대로 넣고 빼는 것이지. 너는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의 바구니는 언제나 가득 차 있어. 지우지 않으면 사람들은 결국 그 바구니에 깔려 죽게 될 거야. 너는 확고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워야만 살아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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